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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청실홍실' 국내 최초 드라마 OST 부른 가수 송민도 별세...향년 100세

by ▦Ωⁿ 2023. 3. 1.

국내 최초 드라마 OST '청실홍실'을 부른 가수 송민도가 2월 28일 미국에서 별세했습니다. 향년 100세 입니다.

 

 

 

송민도

1일 박성서 평론가에 따르면 송민도는 지난달 28일 오후9시(현지시간) 미국 LA에 위치한 한 호스피스 병동에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1971년 미국으로 이주한 고인은 몇해 전부터 요양원에서 생활해왔으며 사흘전쯤 건강이 악화돼 호스피스 병동으로 옮겨졌습니다.

1923년 경기도 수원시에서 출생한 고(故) 송민도는 평안남도 삼회보통학교와 이화고녀를 졸업했습니다. 

학업을 마친 뒤 만주 용정에서 유치원 보모로 잠시 생활했던 그는 결혼 후 연길로 거처를 옮겼고, 해방 후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해방 2년 뒤인 1947년 스물 네 살에 KBS의 전신인 서울중앙방송국 전속가수 1기로 데뷔했습니다.

당시 아이가 있는 주부가 가수에 도전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으나 남편의 제안으로 용기를 내 가수에 하게 됐다고 전해집니다. 이후 송민도는 이예성, 원방현, 김백희, 옥두옥 등과 함께 활동했습니다.

데뷔곡은 '고향초'(1947)입니다. 이때 음반사 측에서는 '송민도'라는 이름이 남자 이름 같다며 일방적으로 '송민숙'으로 이름을 변경해 표기했습니다. 

고 송민도는 6.25 전쟁 중 페티 페이지의 '아이 웬트 투 유어 웨딩'(I went to Your Wedding)을 번안한 '눈물의 왈츠'를 발표하기도 했으며, 전쟁 후인 1956년에는 우리나라 드라마 주제가 1호인 '청실홍실'을 취입했습니다.

고인은 주변의 권유로 한때 '백진주'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며 '아네모네 탄식' 등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다시 본명 '송민도'로 돌아와 60년대 '목숨을 걸어놓고' '여옥의 노래' '서울의 지붕 밑' '하늘의 황금마차' '청춘목장' '행복의 일요일' 등 명곡을 발표했습니다. 

그 중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는 '카츄샤의 노래'는 1960년대 제작된 영화 '카츄샤'의 주제가입니다. '카츄사'는 유두연 감독이 연출하고 최무룡, 김지미, 김동원, 황정순 등이 출연한 영화입니다.

 

 

 

송민도1

1963년에 고인은 '백만불쇼단'을 직접 결성해 단장을 맡으며 쇼단을 이끌었습니다. 

가수 남일해, 고대원씨를 비롯해 무용단, 밴드 등을 합쳐 모두 25명 정도로 구성된 '백만불쇼단'은 가는 곳마다 인기가 높았지만 당시 여건에서는 늘 적자로 운영됐습니다. 

1968년 백만불쇼단을 정리한 송민도는 당시 해병대 입대 후 월남 청룡부대로 파병된 아들 서동헌을 찾기 위해 베트남으로 떠났습니다. 

이후 사이공(현 호찌민)에 한국식당을 차려 3년간 체류했던 그는 미국으로 이주했습니다. 서동헌은 제대 후 월남 청룡부대 출신들로 결성된 6인조 밴드 '드래곤스'의 키보드 담당으로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송민도는 지난 2006년 오랜만에 귀국해 KBS 1TV '가요무대' 1000회 특집에 출연했습니다. 휠체어에 앉아 히트곡들을 열창하는 모습이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가요무대' 측은 올해 송민도의 100세를 축하하는 특집을 준비했지만 고인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이는 무산됐습니다.

박성서 평론가는 뉴스1에 "40~5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가요계는 미성의 가수들, 흔히 말해 '은쟁반의 옥구슬' 같은 깨끗한 미성의 목소리가 인기가 있었다, 그런데 송민도 여사가 등장하면서 그분의 허스키한 알토 목소리가 가요계를 미성의 시대에서 개성의 시대로 바꿨다"고 평했습니다.

그러면서 "송민도를 시작으로 현인, 현미 등 허스키 보이스가 대세를 이루게 됐다, 이분은 우리나라 가요계를 개성의 시대로 바꾼 주인공이다, 송민도는 단순히 트로트 만이 아닌 여러 장르를 많이 불렀다, 우리나라 가요계를 폭넓게 만들고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킨 인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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