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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케이블카 '조건부' 허가, 지자체·환경단체 갈등 예고

by ▦Ωⁿ 2023. 2. 27.

40여년 간 찬반 논란이 이어져 온 설악산 국립공원 케이블카 설치사업이 사실상 허가됐습니다. 환경부 원주지방환경청은 오색 케이블카 설치와 관련한 환경영향평가 결과에 대해 '조건부 동의' 의견을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라 강원도 양양군 설악산국립공원 오색지구에서 설악산 정상인 대청봉 옆 '끝청'까지 3.5㎞ 구간에 케이블카를 놓는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신규 설치 사업에 대해 환경부가 27일 '사실상 허가' 결정을 하면서 케이블카 사업을 모색하고 있는 지자체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환경부 원주지방환경청은 이날 오색케이블카 설치 사업에 '조건부 협의(조건부 동의)' 의견을 냈습니다. '조건'이 붙긴 했지만 사실상 최종 관문을 통과한 것으로 업계는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케이블카를 추진해 온 지자체나 업체들은 이번 결정이 해당 사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를 기대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러나 각 지역·사업마다 여러 이유로 찬반론이 교차하는 만큼 이번 결정으로 인한 유불리를 속단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전국 명산·관광지마다 케이블카 사업 추진

 

케이블카2

울산시 울주군은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케이블카 사업은 2025년 10월까지 울주군 복합웰컴센터에서 신불산 억새평원 일대 약 2.472㎞ 구간을 연결하는 것입니다.

군 관계자는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이 조건부 허가 나면서 우리도 기대할 만한 측면이 있지만 중요한 열쇠는 환경청이 쥐고 있기 때문에 섣불리 말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습니다.

전북에서는 군산 고군산군도에 국내 최장인 4.8㎞, 한옥마을에 2.7㎞ 길이 케이블카 설치 방안이 추진 중입니다.

한 자치단체 관계자는 "정부가 케이블카 설치에 대해 전향적인 입장으로 돌아선 건 맞는 거 같다"며 "환경에 큰 문제를 야기하지 않는 사업은 적극 검토해주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케이블카3

인천에서는 강화도 내가면 외포항에서 삼산면 석모도 석포리를 잇는 길이 1.8㎞ 해상케이블카 사업이 지난해 5월 착공된 상태입니다.

경기 포천시는 산정호수와 명성산 억새 군락지를 잇는 길이 1.9㎞ 케이블카 사업을 지난해 4월 착공하고 출발지 확보에도 나섰습니다.

경남도는 국립공원 제1호인 지리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사업 추진 여부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대전시는 민자를 유치해 보문산 일대를 케이블카와 전망대, 워터파크, 가족형 콘도가 결합한 체류형 휴양단지로 만들 구상을 하고 있습니다.

부산 황령산에 전망대와 케이블카 등을 설치하는 사업은 지난해 말 부산시 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해 관련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전남 구례군은 1990년대부터 여러 차례 지리산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 중인 가운데 이번 사례가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환경훼손·주민 반발'로 무산되거나 사업추진 지지부진

 

환경단체


주요 관광지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사업은 사업자와 주민·환경단체 등의 찬반이 엇갈리면서 무산되거나 표류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제주도는 지난해 민간사업자가 우도해상케이블카 설치 의사를 밝혔으나 경관훼손 등을 이유로 사업 추진을 불허했습니다.

한라산 케이블카 설치는 1973년부터 7차례나 사업 추진이 거론됐지만 도민 사회 갈등을 일으켜 2004년 사업이 완전히 폐기됐습니다.

부산 해운대와 이기대를 잇는 길이 4.2㎞ 해상케이블카 사업은 타당성 용역에서 경제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나 무산되는 분위기입니다.

전북 진안군이 추진한 마이산 케이블카는 전북지방환경청과 법원의 제동으로 좌초했고, 남원시도 지리산 케이블카 사업을 사실상 포기했습니다.

대구시는 민선 8기 출범 후 팔공산 갓바위에 케이블카 설치를 계획했으나 동화사 등 불교계가 반발해 사업을 중단했습니다.

달성군은 비슬산 정상에 케이블카를 놓으려고 했으나 환경청과 이견으로 사실상 무산됐습니다.

충북 단양에서는 소노인터내셔 컨소시엄 등 민간이 중심이 돼 양방산에 길이 1.6㎞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사업을 추진 중입니다.

그러나 케이블카 예정 노선이 지역 유일 인문계고인 단양고 옆을 지나면서 학교 측과 학부모 반발에 부딪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인천 중구는 영종진공원과 월미도를 잇는 해상케이블카 설치를 추진 중이나 인천항 제1·2항로를 간섭할 수 있다는 등 우려가 나오면서 지지부진한 상태입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케이블카 설치 장소마다 관할 기관과 지역 상황이 모두 다르다"며 "설악산 케이블카 조건부 허가 영향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거 같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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