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을 앞당겨 받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국민연금을 일찍 받으면 연금액이 줄어드는데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앞당겨 받으려는 사람들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국민연금을 조기수령 하면 불리하다는 인식과 함께 최근 몇년간 감소세를 보였던 것과는 다른 양상입니다.
지난해 9월부터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2단계 개편을 하면서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 소득이 연 2천만원을 넘으면 건보 피부양자 자격을 박탈하고 지역가입자로 전환해 그간 내지 않던 지역 건보료를 내게 한 게 영향을 줬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피부양자는 직장가입자에 주로 생계를 의존하는 배우자와 자녀, 부모, 형제자매(30세 미만, 65세 이상) 등으로 건보료를 내지 않더라도 보험 혜택을 받지만, 형평성 논란이 끊이지 않아 건강보험 당국이 소득과 재산 등의 피부양자 인정 기준을 강화해 왔습니다.
줄어들던 조기노령연금 신규 수급자 지난해 오히려 증가
국민연금공단에서 받은 '연도별 조기노령연금 현황' 자료에 따르면 조기노령연금 신규 수급자는 2019년 5만3천607명에서 2020년 5만 1천883명, 2021년 4만 7천707명 등으로 줄어들다가 2022년 5만 9천314명으로 급증했다. 2021년과 견줘서 1만 1천607명이나 늘었습니다.
누적 수급자도 매년 신규 수급자가 쌓이면서 2019년 62만8천832명, 2020년 67만 3천842명, 2021년 71만 4천367명, 2022년 76만 5천342명 등으로 증가했습니다.
<연도별 조기노령연금 현황>
지난해 국민연금 신규 수급자가 이렇게 갑자기 껑충 뛴 것은 건보료 부과체계 2단계 개편의 반작용으로 풀이됩니다.
피부양자 인정 소득기준을 강화해 연 2천만원 초과(기존 연 3천400만 원 초과)의 공적연금 소득이 있으면 피부양자에서 제외해 지역 건보료를 내게 하자 차라리 손해 보고 적게 받더라도 좀 더 빨리 국민연금을 타려는 사람들이 늘었다는 것입니다. 연금을 일찍 받아 수급액이 감소하지만 연간 수령액이 2천만 원이 넘지 않으면 건보 피부양자 지역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소득기준 강화조치로 다른 소득 없이 공무원·사학·군인·국민연금 등 공적연금 소득만으로 매달 167만원 이상(연간 2천만 원 이상)을 타서 생활하는 은퇴자들이 피부양자에서 많이 탈락했습니다.
2단계 개편에 따른 소득요건 강화로 피부양자에서 지역가입자로 자격이 바뀐 인원은 23만1천843명이었는데, 이 중에서 특히 공적연금 소득만 연간 2천만 원이 넘어 피부양자에서 탈락한 사람은 20만 4천512명으로 전체 소득 기준 미충족 탈락자의 88.2%에 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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